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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한국 전통 술 빚기 실험기 – 집에서 전통 막걸리, 소주, 청주 만드는 과정

by 지니네 요리조리 2025. 2. 5.

한국 전통 술 빚기 실험기 – 집에서 전통 막걸리, 소주, 청주 만드는 과정
한국 전통 술 빚기 실험기 – 집에서 전통 막걸리, 소주, 청주 만드는 과정

한국의 전통 술은 오랜 역사와 깊은 문화를 담고 있다. 막걸리, 청주, 소주는 각각 다른 제조 과정과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발효와 숙성을 거쳐 만들어진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직접 술을 빚어보면, 단순히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집에서 전통 방식으로 막걸리, 청주, 소주를 만들어보고, 각각의 발효 과정과 맛의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현대적인 효모와 전통 누룩을 함께 사용하여 차이를 분석하고, 전통 방식의 매력을 찾아보았다.

막걸리 만들기 – 쌀과 누룩이 만나 탄생하는 술

막걸리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술 중 하나로, 쌀을 주재료로 하여 누룩과 물을 넣고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든다. 기본적인 막걸리 제조 과정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발효 환경과 재료의 조합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진다.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먼저 찹쌀이나 멥쌀을 깨끗이 씻은 후 불린다. 불린 쌀을 찜통에서 쪄서 고두밥을 만든 뒤, 이를 식혀서 누룩과 섞어 발효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누룩에 포함된 효소가 전분을 당으로 분해하고, 효모가 이를 알코올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이후 5~7일 동안 실온에서 발효를 진행하면 막걸리가 완성된다. 발효 중에는 가스가 발생하며, 발효가 활발할수록 기포가 많아진다. 최적의 발효 온도는 20~25℃이며, 너무 낮으면 발효가 느려지고 너무 높으면 효모가 죽을 수 있다.

완성된 막걸리는 거품이 사라지고 맑은 층과 탁한 층이 분리되는데, 여과하지 않고 마시면 전통적인 탁주가 되고, 걸러서 맑은 부분만 취하면 청주가 된다.

청주 만들기 – 막걸리와의 차이점

청주는 막걸리를 여과하여 맑은 부분만 걸러낸 술이다. 일본의 사케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한국 청주는 누룩을 사용하여 독특한 풍미를 낸다.

 

막걸리를 만든 후, 일정 기간 동안 발효를 더 진행하면 알코올 도수가 올라가고, 맛이 더 깊어진다. 이후 면포나 여과기를 이용해 고형물을 제거하면 청주가 된다. 청주의 핵심은 여과 과정으로, 미세한 입자까지 제거해야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청주는 막걸리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고, 맛이 더 부드럽고 깊다. 직접 만든 청주는 시판되는 제품보다 발효 향이 강하고, 쌀 고유의 단맛이 살아 있어 매우 독특한 풍미를 경험할 수 있었다.

소주 만들기 – 증류를 통한 고도주 제조

소주는 청주나 막걸리를 증류하여 알코올 도수를 높인 술이다. 전통 소주는 증류기에서 증기를 모아 액체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청주를 증류기에 넣고 서서히 가열하면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고, 이를 모아 다시 액체로 변환하면 소주가 된다. 증류 과정에서는 온도 조절이 중요한데, 너무 높은 온도에서 증류하면 잡맛이 섞일 수 있다.

 

직접 만든 소주는 상업용 희석식 소주와 달리 향과 맛이 깊고, 원료의 풍미가 살아 있었다. 누룩을 사용한 소주는 한약재 같은 깊은 향이 났고, 청주를 증류한 소주는 깔끔한 맛이 강조되었다.

발효의 과학 – 효모와 누룩의 역할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효모와 누룩이다. 효모는 발효 과정에서 당을 분해하여 알코올을 생성하며, 누룩은 전분을 당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전통 누룩은 다양한 미생물이 함께 작용하여 깊은 맛을 내고, 현대적인 효모를 사용하면 보다 일정한 품질의 술을 만들 수 있다. 두 가지 방법을 비교한 결과, 전통 누룩을 사용한 술은 발효가 더디지만 풍미가 깊었고, 현대 효모를 사용한 술은 깔끔하고 단맛이 강했다.

전통 술을 빚으며 느낀 점

술을 직접 빚어보니, 전통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시간이 만들어내는 예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발효 과정에서 변화하는 향과 맛을 직접 경험하면서, 전통주의 매력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현대에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술이 주를 이루지만, 전통 방식으로 빚은 술은 각기 다른 개성과 풍미를 가지고 있다. 손으로 빚은 술 한 잔에는 시간이 담겨 있고, 기다림의 미학이 있다. 전통 술을 복원하고 계승하는 것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한국의 식문화를 이어가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술을 빚어보며, 한국 술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